회사에서 질문하는 법

아니, 나보고 뭘 어쩌라고요.

직장인 K씨는, 직장 상사에게 무슨 말 만 하면 혼이난다.

얼마 전, 이슈 발생 건 처리 방법에 대해 물었다가 “이런 것도 알려줘야되느냐, 회사는 학교가 아니다.”라고 한 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엔 ‘선진행 후보고’ 했다. 그랬더니 이번엔 “네가 뭔데, 그걸 네 맘대로 결정하냐.”는 구박이 돌아왔다.

미쳤습니까 휴먼?🤖
K씨는 시시각각 바뀌는 상사의 마음에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할지 모르겠다.

과연 K씨의 직장상사가 진정 오락가락하는 이상한 사람일까? 고쳐질 방법은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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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물론 진짜 이상한 사람을 만난 거라면 해결 방법이 딱히 없겠지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하지요. 상사의 위치와 하는 일을 파악하고, 조금 더 스마트하게 질문하면 저런 진퇴양난의 상황을 조금 수월하게 넘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정말 운이 좋게도 구박을 받는 환경에서 일하진 않았던지라, 좋은 질문방법이 뭘까 고민 없이 살았었지만, 2-3개의 캠페인을 오가며 정신 없이 일하는 와중에 바쁜 저를 배려하며 질문을 하는 후배를 보면서 ‘아, 회사에서 상사에게 질문은 이렇게 하는 거구나.’하고 깨닫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상사의 구박을 피해 직장에서 스마트하게 질문하는 법 을 알아봅시다.

Q.직장상사가 더 많은 돈을 받는 이유는 일을 잘해서다?

NO. 선택을 하고 책임을 지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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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상사가 우리보다 더 많은 월급을 받는 이유는 ‘책임을 지기 때문’이라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그렇죠. 물론, 현업에 대해 더 많이 경험했고, 더 많이 알고 있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이 보셨잖아요. ‘와.. 일을 저렇게 하면서 나보다 돈을 더 받아가?’ 싶은 사람들. 연차가 쌓였다는 건 일을 잘한다는 것을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나름의 생각의 시간을 통해 상사가 우리보다 돈을 많이 받는 이유는 그런 이력을 바탕으로 더 옳은 ‘선택’을 하고 ‘책임을 지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책임을 질 수 없는 선택은 위에 맡겨야 합니다.

그러면 왜 K씨는 질문을 했는데, 구박을 받았을까요? 그건 바로 질문에
‘선택지’를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한 질문 방법.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소스를 던져줬는가?

질문에 구체성을 갖춰라. 선택은 상사에게.

지금 신입이거나, 아직도 “내가 그런것 까지 알려줘야 해?”와 “그걸 왜 네 맘대로 해?”의 기준을 모르겠다면, 스스로가 팀장이 되었다고 가정하고 아래 A,B 두 사원에게 질문을 받았다고 생각해봅시다. 뭐라고 답을 해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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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극단적인 예시이지만 A와 B의 질문을 보겠습니다.

B의 질문에는 ‘나’는 대답만 해주면 됩니다. 하지만, A와 같이 질문을 한다면 그래서 광고비는 얼마나 나갔는지? 평소엔 얼마나 소진되는지? 매체사 보상은 받을 수 있는지? 광고주는 이 사실을 알고 있는지? 다시 수 많은 질문을 해야하고 그만큼 시간을 잡아먹게 됩니다.

하여튼 회사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시간이 없기 때문에 회사사람들은 시간 뺏는걸 무지하게 싫어하더라구요. 시간낭비 없이 빠르게 질문을 해결하려면 구체적으로 질문을 해야합니다.

그럼, 구체적인 질문에는 어떤 요소들을 포함해야 할까요?

스마트한 질문 방법. 어떤 소스를 던져줘야 결정을 내릴 수 있는가?

상황보고, 옵션 제시, 내 의견

1. 이슈 상황 보고 & 이슈 상황 원인 파악

당연히 이슈가 발생하면 보고 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겠지만, 처음 맞게 되는 무서운(?)상황에 패닉이 돼서 바로 상사에게 달려가 ‘이를 어쩌죠?’라고 하면 상사는 어떤 해결책도 줄 수 없습니다. 문제의 원인과 책임소재를 소상히 파악하고 책임자에게 사건의 경위를 조사해야 합니다.

보고라는 것은 단순히 ‘이슈가 발생했습니다.’하는 알람이 아닙니다. 문제 상황을 소상히 파악할 수 있도록 누가 어쩌다가 이런 일을 만들었고, 그래서 누가 책임져야 하는 이슈인지 보고하는 것이 회사에서의 보고 방법이겠죠.

2. 해결 옵션 제시 (내가 할 수 있는것 = 조사, 상사가 해야하는 것 = 결정)

앞서 말했듯이 직장 상사가 나보다 높은 월급을 받는 이유는 ‘많이 알아서’라기 보다는 ‘책임을 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직장 상사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그렇게 많은 것을 알고 있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상사가 결정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옵션을 찾아서 선제시 하는 게 필요합니다.

설사, 틀린 답을 제시하더라도 먼저 옵션을 던진다면 상사는 ‘그거 말고 이런 옵션도 있지 않겠나?’라고 하지, (아마도) ‘그것도 내가 알려줘야해?’라고 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문제 해결을 위해서 나름대로 조사도 하고 고민도 했다는 것을 옵션을 통해 보여주면 됩니다.

물론, 정말 모르는 분야를 물어보거나 해결 방법이 도저히 보이지 않을 때도 있죠. 그럴 때도 마찬가지로 내가 노력했다는 것만 보여주면 됩니다. ‘내가 이러한 조사까지 했는데 방법을 찾기가 어려운데, 다른 방법을 찾아볼 곳이 없겠냐’ 라고 물어본다면 그 정성 때문에라도 무작정 ‘그것도 모르냐’고 구박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3. 실무자의 의견 (내 일은 내가 제일 잘 안다)

회사 사람들은 늘 바쁘고, 생각보다 남이 뭐하는지 잘 모릅니다. 그러므로, 업무의 담당자만이 알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해당 업무의 관리법이나 히스토리, 담당자의 성격적 특성 같은 것들은 아무리 유능한 사람이어도 한 눈에 파악하기란 어려운 일이죠. 상사가 그런 특징들을 다 알 것이라고 기대하면 안됩니다. 담당자에겐 그런 히스토리가 담긴 업무들이 몇가지 있고, 또 상사에겐 본인 같은 팀원들이 여럿 있다는 것을 잊지 맙시다.

업무의 특징이 뚜렷한 경우, 통상적인 해결 방법이 적용되기 힘든 경우가 있습니다. 업무의 히스토리와 특징은 문제 해결방법을 선택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치겠죠. 그래서 실무자의 의견이 필요합니다. 상사는 담당자의 업무의 특징을 일일히 파악할 시간이 없습니다. 정리해서 선택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게 합시다. 그래야 뻘짓도 줄어들고, 선택의 퀄리티도 높아집니다.


가장 중요한 건 내가 한 질문에 다시 역으로 질문을 받는 상황을 만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죠! 그걸 기억한다면 지금보다는 조금 더 스마트하게 질문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유 없이 괴롭히는 사람을 만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도망가세요!!!